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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어깨 위로 내린 하얀 눈, 낭만 아닌 현실 자각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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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특강을 풀다가 무심코 머리를 긁적였는데 문제집 위로 하얀 가루가 우수수 떨어지는 걸 봤을 때의 그 충격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다. 안 그래도 최근에 생긴 원형 탈모 때문에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 상태인데, 이제는 비듬까지 나를 괴롭히다니 정말 세상이 나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를 찍나 싶었다. 우리 학교 교복 마이는 짙은 남색이라 어깨에 조금만 뭐가 묻어도 티가 확 나는데, 친구들이 뒤에서 보고 쟤는 머리도 안 감고 다니나 오해할까 봐 하루 종일 신경이 쓰여 공부에 집중도 안 된다.
원형 탈모를 가리려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닌 게 화근이었을까, 아니면 매일 밤새우며 받은 스트레스가 문제였을까. 거울로 두피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군데군데 하얗게 일어난 각질들이 보였고, 어떤 곳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탈모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두피가 전체적으로 하얗게 변하고 각질이 떨어지는 이 상황을 도저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수학 공식을 외우는 대신 내 두피가 왜 하얗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비듬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철저하게 분석해 보기로 했다. 나처럼 독서실 구석에서 어깨를 털어내며 한숨 쉬고 있을 수험생 동지들을 위해 내가 알아낸 정보들을 공유한다.
두피가 사막처럼 갈라지는 이유: 건조함과 각질의 콜라보레이션
두피가 하얗게 일어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두피의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우리 두피는 피부의 연장선이라서 얼굴 피부처럼 주기적으로 각질이 탈락하고 새로운 피부가 올라오는 턴오버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수험생인 우리는 불규칙한 수면과 영양 불균형, 그리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이 턴오버 주기가 꼬일 대로 꼬여버린 상태다. 주기가 빨라지면 채 성숙하지 못한 각질세포들이 뭉쳐서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 눈에 보이는 하얀 비듬이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나 에어컨,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놓은 독서실 환경은 두피를 사막처럼 만든다. 두피가 건조해지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하얀 각질을 더 많이 만들어낸다. 내가 겪은 하얀각질도 결국은 수분 부족이 큰 원인이었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열이 오르면서 두피 수분을 증발시켜 버리는데, 이렇게 생긴 두피 건조증은 가려움증을 유발해 자꾸 머리를 긁게 만들고, 긁으면 각질이 더 일어나는 악순환을 만든다.
또한, 샴푸 찌꺼기가 남아서 두피가 하얗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아침에 늦잠 자서 허겁지겁 머리를 감다 보면 거품을 제대로 헹구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 잔여물들이 두피에 말라붙어 산화되면 하얀 가루처럼 보인다. 이는 모공을 막아 숨을 못 쉬게 하고, 결국 염증을 유발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탈모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눈 내리는 건성 비듬 vs 떡지는 지성 비듬: 적을 알고 나를 알자
비듬이라고 다 똑같은 비듬이 아니다. 내 어깨에 떨어지는 것이 눈송이처럼 하얗고 가벼운지, 아니면 누렇고 끈적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걸 구분해야 제대로 된 대처를 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그냥 머리를 잘 안 감아서 생긴 기름때인 줄 알고 세정력 강한 샴푸로 박박 문질렀다가 두피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맛봤다. 알고 보니 나는 수분이 부족한 건성 비듬이었는데 지성용 샴푸를 써서 두피를 더 말라 비틀어지게 만든 꼴이었다.
건성 비듬은 입자가 작고 하얀색이며, 어깨나 옷깃에 우수수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건조한 두피에서 발생하며 가려움증이 심하다. 반면 지성 비듬은 두피의 과도한 피지와 뭉쳐서 노랗고 크며 끈적거린다. 두피에 딱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고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수험생들은 스트레스로 피지 분비가 왕성해져서 지성 비듬이 생기기 쉽지만, 동시에 수면 부족으로 피부가 건조해져 건성 비듬이 섞여 나타나는 수험생 비듬 특유의 복합성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두 가지를 구별하는 것은 마치 수학 문제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건성인데 지성 관리를 하면 사막화가 가속되고, 지성인데 건성 관리를 하면 유전 터지듯 피지가 폭발해 지루성두피염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표를 보고 자신의 상태를 자가 진단해 보길 바란다.
두피가 하얗게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매일 쓰는 샴푸다. 마트에서 아무거나 세일하는 걸 사다 썼는데, 그게 내 두피를 망치고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부분의 샴푸에는 거품을 잘 나게 하고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합성 계면활성제(설페이트 등)가 들어간다. 이 성분은 기름기를 쫙 빼주는 데는 탁월하지만, 두피에 꼭 필요한 수분과 보호막까지 모조리 씻어내 버린다.
안 그래도 원형 탈모 때문에 예민해진 내 두피에 이런 강력한 세정제는 독약이나 다름없었다. 보호막이 사라진 두피는 외부 자극에 무방비 상태가 되고, 건조함을 견디다 못해 각질을 하얗게 뱉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장 쓰던 샴푸를 중단하고 저자극 샴푸로 갈아탔다. 약산성 샴푸는 두피의 pH 밸런스를 맞춰주어 자극 없이 노폐물만 씻어내기 때문에, 샴푸 후에도 두피가 당기지 않고 편안했다.
그리고 머리를 감을 때 손톱으로 벅벅 긁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두피 가려움이 심해서 시원하려고 긁었는데, 그게 두피에 상처를 내고 그 틈으로 세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있었다. 샴푸는 손가락 지문 부분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해야 하며, 헹구는 것은 샴푸 하는 시간보다 두 배는 더 길게 공들여야 한다. 잔여물이 남으면 그게 다시 하얀 비듬이 되어 내 어깨 위로 내려앉을 테니까.
면역력과의 전쟁: 먹고 자는 것이 곧 두피 관리다
사실 샴푸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두피도 우리 몸의 일부이기 때문에 몸 컨디션이 나쁘면 두피도 나빠진다. 내가 겪고 있는 원형 탈모도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라는데, 결국 비듬이나 탈모나 면역력이 바닥을 쳐서 생긴 문제였다. 두피 면역 관리는 거창한 게 아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그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수험생이라 밥 먹을 시간도 아까워서 컵라면이나 빵으로 때우곤 했는데, 이런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은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을 초래해 두피를 영양 실조 상태로 만든다. 두피가 튼튼해야 각질을 잡아주는 힘도 생기는데, 영양이 없으니 각질이 우수수 떨어지는 것이다. 나는 이제 엄마가 싸주시는 도시락을 꼬박꼬박 챙겨 먹고, 검은콩이나 견과류 같은 간식을 책상 위에 두고 수시로 집어먹으며 두피 영양을 챙기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트레스 해소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자 비듬 생성기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호르몬이 나와서 피지선을 자극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하루 10분이라도 멍때리기를 하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뇌를 쉬게 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잠을 줄여서 공부하는 것보다 푹 자고 맑은 정신으로 하는 게 효율도 좋고 두피에도 좋다는 걸 잊지 말자.
결론 없는 싸움은 없다: 하얀 두피에서 탈출하기
원형 탈모에 비듬까지, 나의 10대 후반은 정말 바람 잘 날이 없다. 하지만 이 모든 증상은 내 몸이 지금 너무 힘들다고, 좀 쉬어달라고 보내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하얀 각질이 떨어지는 걸 부끄러워만 할 게 아니라, 내 두피가 건조하고 예민해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보듬어줘야 한다.
비싼 관리실을 다닐 수는 없지만, 샴푸를 바꾸고 헹굼에 신경 쓰고 밥 잘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두피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교복 어깨 위의 하얀 눈을 털어내고, 휑한 머리도 다시 채워지는 그날까지 나는 멈추지 않고 관리할 것이다. 수능도 대박 나고 머리숱도 대박 나는 해피 엔딩을 꿈꾸며, 오늘도 나는 저녁에 머리를 감고 찬 바람으로 정성스럽게 말린다. 우리 모두 이 지긋지긋한 비듬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당당하게 대학 캠퍼스를 밟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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