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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완성 실전편을 풀다가 머리가 지끈거려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있었다. 잠시 머리 좀 식힐 겸 화장실 거울을 봤는데, 형광등 불빛 아래 비친 내 정수리가 뭔가 낯설었다. 예전에는 촘촘해서 두피가 잘 안 보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마치 모세가 지팡이로 내려친 홍해 바다처럼 가르마가 훤하게 양옆으로 갈라져 있는 게 아닌가. 하얀 두피 길이 고속도로처럼 뚫려 있는 걸 보고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설마설마했는데, 원형 탈모에 이어 가르마 탈모까지 내 머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더 충격적인 건 머리를 묶으려고 옆머리를 쓸어 올렸을 때였다. 옆통수 쪽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 달랐다. 휑한 옆머리와 뻥 뚫린 가르마. 이건 단순히 계절 타는 수준이 아니었다. 독서실 총무 언니가 "너 요즘 머리 좀 빠지는 것 같다?"라고 지나가듯 했던 말이 비수가 되어 꽂혔다. 성적 떨어지는 속도보다 머리 빠지는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은 이 절망적인 상황. 하지만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 나는 펜 대신 거울을 들고, 내 가르마와 옆통수가 왜 이 지경이 됐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이 사막화를 멈출 수 있을지 처절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가르마 탈모의 비밀: 중력과 자외선, 그리고 습관의 배신

가르마 탈모는 말 그대로 우리가 늘 타던 가르마 라인을 따라 모발이 빠지고 가늘어지는 현상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한쪽 가르마만 고집해왔다. 그게 나한테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고집이 내 두피에는 독이 되었다. 같은 방향으로만 가르마를 타면 그 부위 두피는 항상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독서실 가는 길에 내리쬐는 자외선, 그리고 실내의 형광등 불빛까지 모두 그 하얀 길에 집중 포화를 맞게 된다. 두피 열감이 지속되면 모낭이 손상되고, 두피가 사막처럼 건조해지면서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힘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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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중력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긴 머리카락의 무게가 양옆으로 쏠리면서 가르마 부위 모근은 24시간 당겨지는 힘을 받는다. 우리는 하루 종일 고개를 숙이고 공부하니까, 중력이 정수리 쪽으로 더 쏠리면서 모근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수험생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영양 공급이 끊긴 가르마 부위 머리카락은 점점 얇아지다가 결국 떠나버린다. 거울을 볼 때마다 가르마 폭이 넓어지는 것 같다면, 그건 기분 탓이 아니라 내 두피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나처럼 머리숱이 많았던 친구들은 방심하기 쉽다. "설마 내가?" 하는 사이에 가르마는 점점 넓어져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탈모가 진행된다. 초기에는 가르마 선만 좀 넓어 보이다가, 나중에는 정수리 전체가 휑해지는 여성형 탈모 패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금이라도 이 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멈추지 않으면 대학 입학식 때 흑채를 뿌리고 가야 할지도 모른다.

 옆통수가 비어가는 이유: 묶는 습관과 측두근의 반란

가르마가 중력의 문제라면, 옆통수와 옆머리 탈모는 '견인'과 '긴장'의 문제다. 공부할 때 머리카락이 내려오면 거슬리니까 나는 항상 머리를 질끈 묶고 '똥머리'를 하곤 했다. 짱짱하게 묶어야 흘러내리지 않아서 좋았는데, 그게 내 옆통수를 공격하고 있었다. 머리를 세게 묶으면 두피가 물리적으로 당겨지면서 모근이 뽑혀나가는 듯한 자극을 받는다. 이걸 지속하면 모낭이 영구적으로 손상되는 견인성 탈모가 온다. 옆머리나 귀 뒷부분이 유독 휑하다면 십중팔구 머리 묶는 습관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범인은 '측두근'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 중에 이를 꽉 깨물거나 어깨가 잔뜩 웅크려지는데, 이때 귀 위쪽과 옆통수에 있는 측두근이 딱딱하게 굳는다. 근육이 뭉치면 그 위를 지나가는 혈관을 눌러버려서 두피로 가는 영양 보급로를 차단한다. 옆통수를 만져보면 딱딱하고 누르면 아픈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혈액순환이 안 되니 모발은 가늘어지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빠져버리는 것이다.

스트레스성 탈모는 주로 원형 탈모 형태로 나타나는데, 옆통수는 원형 탈모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으로 내 면역 세포가 내 모낭을 적으로 착각해 공격하는 건데, 옆머리와 뒷머리 쪽에 동전만 한 구멍이 생긴다면 이건 단순한 탈모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다. 나는 가르마와 옆통수라는 양쪽 전선에서 동시에 공격을 받고 있는 셈이었다.

 가르마 방향만 바꿔도 숱이 2배? 생존 스타일링 전략

그렇다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가르마 방향 바꾸기'다. 5:5나 6:4로 타던 가르마를 7:3이나 지그재그 형태로 바꿔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말을 안 듣고 붕 뜨겠지만, 며칠만 참으면 모근이 반대 방향으로 서면서 볼륨감이 살아나고, 휑하던 두피도 가려진다. 무엇보다 계속 노출되어 손상받던 두피 부위를 옮겨줌으로써 쉴 틈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일주일마다 가르마 위치를 조금씩 바꾸는 '유목민 전략'을 쓰기로 했다.

그리고 머리 묶는 방식도 뜯어고쳤다. 공부할 때 머리가 거슬리면 곱창 밴드로 아주 느슨하게 묶거나, 차라리 집게 핀을 사용해 두피에 가해지는 장력을 최소화했다. 머리를 풀고 있을 때는 수시로 빗질을 해주는데, 이때 중요한 건 플라스틱 빗이 아닌 끝이 둥근 나무 빗이나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이다. 정수리에서 아래로만 빗지 말고, 목덜미에서 정수리 방향으로 거꾸로 빗어주면 두피 혈액순환을 돕고 모근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외출할 때는 모자를 쓰는 것도 좋지만, 너무 장시간 쓰면 통풍이 안 되어 지루성 두피염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신 양산을 쓰거나, 가르마 부위에 두피 전용 자외선 차단 스프레이를 뿌려주는 것도 방법이다. 내 두피는 소중하니까, 얼굴에 선크림 바르는 것만큼이나 신경 써줘야 한다.

 먹는 것이 곧 내 머리카락이다: 영양 공급과 두피 관리

외부 수리만으로는 부족하다. 내부 공사도 병행해야 한다. 수험생 식단은 탄수화물 위주라 단백질이 턱없이 부족하다. 머리카락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재료가 없으니 공장이 멈추는 건 당연하다. 나는 매점 빵을 끊고, 검은콩 두유와 삶은 달걀, 그리고 엄마가 챙겨주는 비오틴 영양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기 시작했다. 특히 수험생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굶는 건 머리카락을 내다 버리는 행위다. 잘 먹어야 뇌도 돌아가고 머리카락도 자란다.

두피 관리도 '저녁형'으로 바꿨다. 아침에 감으면 머리 말릴 시간도 부족하고, 자외선 차단막인 피지까지 씻겨 나가 두피가 더 손상된다. 저녁에 꼼꼼히 감아 하루 종일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고, 찬 바람으로 바짝 말린 뒤 자는 것이 국룰이다. 샴푸는 세정력이 너무 강한 것보다는 두피 pH를 맞춰주는 약산성 샴푸를 사용해 자극을 줄였다.

주말에는 셀프 두피 스케일링을 한다. 가르마와 옆통수 쪽에 스케일링 젤을 바르고 손가락 지문으로 살살 문질러주면, 묵은 각질이 벗겨지면서 꽉 막힌 모공이 숨을 쉬는 게 느껴진다. 노폐물 제거가 되어야 좋은 앰플을 발라도 흡수가 되니까.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말자

이렇게 홈케어를 열심히 해도 가르마가 계속 넓어지거나 옆통수 탈모 반이 커진다면, 그때는 내 손을 떠난 문제일 수 있다. 혼자 끙끙 앓으며 스트레스받는 것 자체가 탈모를 더 악화시킨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정확한 두피 상태를 알기 위해서라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게 현명하다.

특히 옆머리나 뒷머리 쪽에 원형 탈모가 다발성으로 생기거나, 두피가 붉고 통증이 심하다면 전문적인 관리가 시급하다는 신호다. 전주 쪽에 사는 친구들이라면 수험생 탈모 관리에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있는 **'헤드스파K'**를 추천한다. 나도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될 때, 한 번씩 가서 꽉 막힌 두피 혈을 뚫고 오는데, 확실히 머리가 맑아지고 덜 빠지는 게 느껴진다